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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 대한 단상

시장을 규제하면 왜 집값은 오히려 급등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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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문 정권의 부동산 정책 실패는 '규제의 역설'을 보여주는 교과서적인 사례라 할 만하다.

규제의 역설이 뭔가. 선한 의도를 갖고 시행한 개별 정책, 개별 규제가 오히려 시장을 망가뜨려 나쁜 결과로 이어지는 현상이다.

사실 문 정권의 25번에 걸친 부동산 정책은 선의를 갖고 시작한 것인지조차 의구심이 들 정도로 악랄하지만 적어도 명분은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권을 보장한다는 것이었다.

그 결과는 어떠했나. 집값은 폭등했고 전월세는 소멸하고 있다. 임대 매물 자체가 급감해버리니 무주택 난민들이 거리를 헤맬 판이다.

이따금 이 정권의 정책 입안자들이 로베스피에르의 우유 파동을 알고 있었는지를 묻고 싶을 때가 있다.

이 고전적인 사례만 들어봤더라도 규제를 가하기 전에 한 번 더 고민은 해볼 수 있었을 테니 말이다(물론 알고 있더라도 그들이 하려는 대로 했을 것이지만 말이다).

때는 1789년 프랑스 대혁명이 일어나고 4년 뒤. 급진파를 대표한 자코뱅당의 로베스피에르가 1793년 정권을 잡았다.

그는 시장에 대단히 무지했는데, 국민의 삶을 위한답시고 취한 정책으로 인해 무너진 대표적인 인물이다.

당시는 혁명으로 사회 전반이 혼란스러웠다. 온 국민 필수재인 우유 값마저 계속 올라가자 로베스피에르 정부는 우유 값을 올리는 이들을 처벌하기 시작한다.

우유 값을 강제로 싸게 책정하고 그 값보다 비싸게 팔지 못하게 한 것이다. 지침을 어기면 가차 없는 처형이 내려졌다. 사형과 징역은 예사였다.

그런데 문제는 가격만 싸졌다는 사실이었다. 가격은 싸졌지만 시장에서 우유를 구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정부가 정한 가격에 우유를 팔면 적자가 나니 목장 주인들은 시장에 우유를 내놓지 않았다.

그러나 우유는 서양의 최고 생필품. 빵과 치즈를 만드는 데 쓰이고, 아이들 성장에도 써야 하니 우유를 찾는 사람들이 사라질 리 없었다. 이제 국민들은 암시장에서 우유를 찾기 시작했다. 이전보다 훨씬 비싼 가격으로 말이다.

로베스피에르는 이런 현상을 보고서도 깨닫지 못했다. 목장 주인들이 우유를 시장에 내놓지 않는 원인을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았다. 정부가 우유 값을 강제로 싸게 책정한 탓에 사료 값을 맞출 수 없는 목장 주인들이 우유를 시장에 내놓지 않는 것임을 말이다.

결국 그는 이전과 매한가지인 해결책을 내놓는다. 사료가 비싸서 우유값 수지를 못 맞추는 거라면 사료값을 낮추면 된다고 말이다. 해서 로베스피에르 정부는 목초 사료 가격을 이전보다 낮게 정해 더 비싸게 파는 사람은 엄벌했다.

시장에서 사료마저 사라지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목초 사료를 만들던 농부들로선 사료를 생산한 유인이 사라졌다. 정부가 정한 값으로 팔면 손해를 불 뿐인데 굳이 뭣하러 그러겠는가.

이렇게 사료마저 귀해지니 젖소의 먹이가 없어졌고, 젖소가 굶고 죽어나가면서 우유 자체가 생산되지 않게 된다. 그 결과 시장에서 우유 자체가 사라져버리니, 암시장 우유 값은 대폭등을 하고 만다. 우유 공급이 급감했으니 어쩌겠는가.

로베스피에르가 길로틴 처형장으로 향하게 된 것은, 그러고 보면 이러한 어처구니 없는 시장 규제가 큰 원인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는 여기서 깨달아야 한다. 지금 문 정부의 부동산 실정의 본질이 로베스피에르 우유 파동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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