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이 부족하면 가격이 오른다. 너무 당연해 하나마나한 소리다. 동어반복이기도 하고.
하지만 아직도 이 현실을 부인하는 사람이 많다.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살아가면 될 일이다. 물론 뒷감당은 본인 몫이다.
각설하고 본론으로 가자. 요사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아파트 매매 시장의 특징이 있다. 바로 거래 급감 속 집갑 수직상승이다.
가격 급등 피로감, 각종 규제 사슬로 매수세는 주춤하나 이보다 매물이 더 급격하게 줄고 있다. 그러니 가격이 내려갈 리가 없지.
시장에 기대감이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집값이 더 오를 거라는 기대감이 팽배하니 집주인들은 매물을 거두거나 호가를 더 높여 부른다.
한국부동산원 데이터를 보자.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 2일 기준 107.9로 3월 첫째 주(108.5) 이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아직도 이 수치를 못 읽는 사람이 있다. 복습해두자.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많으면 매수자가, 적으면 매도자가 많다는 뜻이다. 집을 사려는 사람이 팔려는 사람보다 많을수록 매도자 우위다.
이번엔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아실 자료를 보자. 10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물은 3만8559건으로 한 달 전(4만3453건)보다 11.3% 줄었다.
왜 줄었겠는가. 양도소득세 중과 등 가렴주구 세금 폭탄 때문에 '존버'하는 다주택자가 많아졌다. 보유세 등 부담으로 매도 대신 증여를 선택하는 사례도 늘어났다.
부동산 거래와 보유 양면으로 이토록 세금을 미친듯이 때리는 나라는 몹시 드문데, 그 후과는 온 국민이 고스란히 감당해내야 한다. 미친듯이 오르는 호가는 기본이다.
실제로 최근 교통망, 기반시설 등 호재가 생긴 지역을 중심으로 실거래가와 호가가 많게는 7억원 이상 차이를 보인다. 배짱 매물이 늘고 있는 것이다.
인천 서구 청라동의 청라한양수자인레이크블루 전용면적 84.64㎡가 대표적이다. 지난달 21일 최고가인 10억8500만원에 거래됐지만 현재 등록된 매물의 최고가는 18억원이다.
경기 의왕시 포일동의 인덕원푸르지오엘센트로의 경우 전용 84㎡가 지난 6월 16억3000만원에 최고가 거래됐는데, 현재 호가는 22억원까지 오른 상태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앞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매물 잠김 현상이 해소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말이다. 최근 여당에서 다주택자와 고가 주택 소유자들의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축소하는 내용으로 양도세 개편안을 추진한 것을 보라.
미쳤다는 말밖에 안 나온다. 이대로라면 서울 아파트 매물 잠김은 더 심해질 것이다. 그 말로는 잘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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