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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에 대한 단상

연봉 6천 이하 무시하는 연봉 7천 공기업 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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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여러 글을 모니터링하다보면 직업을 떠나 글쓴이의 수준이 보이곤 하는데, 한국전력공사 직원이라는 한 익명의 필자가 블라인드에 쓴 이 토픽글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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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6천 이하인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

한국전력공사 · b******

난 지금 7천인데도 이것저것 다 떼고 쓸거 쓰면 남는게 없던데 연봉 6천이하인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는건지 궁금...

저정도면 나라에서 지원 많이 해주나? 기초생활수급자 까지는 안 되지? 청년통장같은거 하면 좀 낫나?

어그로 아니고 진짜 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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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급 어그로의 전형일 수밖에 없는 것이, 본인은 1천만원 더 번다는 것을 오픈했고, 자기보다 1천만원 덜 버는 사람들이 '기초생활수급자'이니 '청년통장' 대상이니 운운하며 '비하' '멸시' '조롱'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글쓴이가 한심한 것은 누군가에겐, 꽤 많은 직장인 등에겐 연봉 7천만원도 그 나물에 그 밥인 별거 아닌 수준인데 마치 더 나은 여건인 것처럼 상대적 우위를 은연중 과시하고 있어서다. 도찐개찐이라는 것을 알면 저런 뻘글을 못 쓴다. 가여운 일이다.

세전 연봉 6천과 7천의 차이는 오십보 백보인지라 비교군으로 놓기에도 안타까워진다. 네이버 연봉계산기 좀 돌려보자.

연봉 7천의 실수령액을 보자.

연봉 6천의 실수령액은 얼마인가.

반올림하여,

연봉 7천 실수령액 = 482만원

연봉 6천 실수령액 = 418만원

실수령액 차이는 64만원 정도다. 이걸 갖고 네가 낫니 내가 낫니 운운하는 것은 가소롭다 못해 불쌍해질 정도다. 월 400만원을 벌어도 월급의 60%를 모으면 매달 240만원씩 목돈이 쌓일 것이고, 월 500만원을 벌어도 월급의 40%만 모으면 매달 200만원씩 목돈이 모일 것이다. 평소 생활 환경, 소비 지출 습관에 따라 월 실수령액이 많고 적음을 떠나 쌓이는 목돈과 자산 수준은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

자, 그렇다면 위 어그로성 글에 대한 다른 직장인들의 일갈을 들어보도록 하자.

뭐, 대체로 두들겨 맞는 글이 대부분이다. 글쓴이가 마조히스트라면 부러 의도한 반응이었겠다. 변태적이다.

다들 아는 것이다. 의도된 어그로인 것을.

안타까운 것은 애꿎은 다른 한전 직원들까지 뭉텅이로 싸잡아 욕먹이고 있다는 사실. 편견은 한 번 조장되면 눈덩이처럼 강화되고 만다.

연봉이 7천의 절반보다 조금 높은 4천 수준에 불과하더라도 재테크 잘 하여 내 집 마련하고 금융자산도 적당히 보유하고 있고, 몰고 다니는 차도 있는 어엿한 직장인이 있는 반면에 연봉 1억에 가까워도 재테크는커녕 소비지출에 인생을 몰빵해 무주택 카푸어 신세로 사는 청년들도 있다.

결국 연봉 몇푼 차이로 비교질할 게 아니라 평소 인생을 어떻게 운용해왔느냐가 많은 것을 판가름한다.

인생이 폐급이라면 그 원인은 전적으로 자기 자신에게 있는 법이며, 겸손한 재테커는 도찐개찐 연봉 비교 따위하며 자위할 시간에 조금이라도 더 돈을 모을 수 있는 길을 모색할 것이다. 인생은 짧고 시간은 유한하다. 하루하루를 효율적으로 운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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