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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에 대한 단상

이제 곧 마흔인데 순자산이 4억원 뿐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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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조선비즈 기획기사에서 소개된 사례를 보자.

1.

대기업 계열 회사원 김모씨(37)는 요즘 아내를 볼 면목이 없다. 2016년에 내 집 마련을 하자는 아내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은 탓에 지금까지도 전세살이를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김씨의 순자산은 4억원 수준. 전세자금대출을 받아 서울 신축 아파트에 겨우 보금자리를 얻었다. 김씨는 “크게 사치하지도 않았는데 서울에 보금자리 하나 못 만들었다”면서 “재빠르게 내 집 마련에 성공한 친구들은 이미 10억, 20억 자산가가 된 반면 은행 대출을 받지 못하면 전셋집도 얻지 못하는 내 상황이 처량하다는 생각만 든다”고 했다.

요새 말하는 월급쟁이 벼락거지 가구의 전형이다. 반면 아래는 일순간 벼락부자가 된 20억대 자산가 가구다.

2.

역시 대기업 회사원인 황모씨(37)씨는 2016년에 주택을 얼떨결에 분양받은 것이 인생 일대의 행운이라고 했다. 당시 분양가는 전용면적 59㎡에 10억원 수준. 모은 돈이 턱없이 부족했지만, 대출을 받아 일부 중도금을 해결했고 집값이 오른 덕분에 입주까지 성공했다. 현재 이 집의 매도호가는 26억원. 은행 대출을 뺀 순자산은 20억원 수준이다. 황씨는 “대출을 갚느라 부부 한 쪽의 월급은 다 나가지만 이렇게라도 안 했으면 말 그대로 ‘벼락거지’ 신세를 못 면했을 것”이라고 했다.

조선비즈가 문재인 정부 5년을 결산하면서 꼬집은 <부동산 실패>의 말로다. 누구는 벼락부자가 됐으나 누구는 벼락거지가 된 시대. 순간의 선택으로 5년새 인생 행로가 완전히 뒤바뀌어버린 이 기막힌 세태를 조장한 것은 문재인 정부이나 그들은 이제 집값 상승의 주범을 윤석열 차기 정부로 떠넘기려는 모습이다. 집권 초부터 지금껏 이어지는 이 위선이 역겹다고 할까. 내로남불의 끝판왕이다.

문제는 이제 집이 있다고 웃을 수 있는 시대가 아니라는 거다. 기사가 인용한 은평구 주민의 말처럼 서울 어디에 집을 샀느냐로 정말 많은 것이 판가름난다. 뭉퉁그려 강남 or 강남근접지 아파트냐, 비강남이냐로 커다란 벽이 세워지는 것이다. 46세 은평구 한 유주택자의 말이다. “전국 집값이 모두 올랐는데, 그러면 안 오른 것이나 다름없다. 강남에 집을 샀어야 하는데 종잣돈이 모자라 분수껏 샀더니 결국 결과가 이렇다."

자산격차는 천지차이로 벌어지고 있다.

지난 5년 급등기 동안 어떤 일이 벌어졌나. 작년 12월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2248만원 올랐다. 평당 4309만원이다. 2017년 5월 6억2000만원 정도하던 30평형 서울 아파트가 그사이 6억 3000만원이 더 올라 12억 4978만원이 됐다.

강남서 10억원하던 아파트는 30억대를 속속 넘겨버렸고, 강남 국평 50억 시대도 이미 다가온 미래다. 내 집 마련의 희망이 거세된 무주택자는 하루하루가 지옥일 수밖에.

서울과 비서울 격차는 무주택자와 유주택자 격차만큼이나 격심하다. 5년 새 2.5배가 벌어졌으면 말 다한 거 아닌가.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과 격차가 8억5277만원에 이르는데, 5년 전엔 이 차이가 불과 3억4508만원이었다.

서초·송파·강남 등 강남 3구는 대기업 부부라고 해도 이젠 진입하기 어렵다. 투자 대박이나 사업가로서 벼락부자가 되지 않고서야 불가능한 성역이다.

금수저거나 소득이 아주 좋은 전문직, 신흥부자만 입성 가능하다.

2017년 19억 원대에 거래되던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84m² 매매가격이 작년 11월 45억원으로 치솟은 현실은 이 기막힌 세태의 핵심을 찌른다.

그러나 이미 벌어진 일. 어쩌겠는가. 개탄해봐야 소용 없고 현실은 안 바뀐다. 아니, 더 나쁜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올해는 집값 상승도 상승이지만 전월세 폭등이 키워드임(지난해 여러번 강조했다)을 기억한다면 현 시점에서 어떤 포지션을 취해야 하는지는 자명한 것이다.

여러분은 어떤 포지션인가. 여러분은 이 현실을 타개하고자 발버둥 중인가. 그냥 가만히 관망만 하는가.

현실이 어렵다고 이런 식으로 시간 낭비하는 것은 인생 풋포지션을 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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