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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단상

집값이 향후 2~3배 상승이 가능한 이유(PIR과 RIR로 보는 집값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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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집값은 언제까지 오를 것인가? 집값 상승을 바라는 사람도, 하락을 바라는 사람도 한결 같이 궁금해하는 질문이다. 서울의 집값 향배가 경기도, 인천 등 수도권 시장을 결정짓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한다. 집값 상승 자체가 멈추지는 않을 것이다. 적정한 공급이 이뤄진다고 상승이 멈추는 것도 아니며(잠시 진정되는 것일 뿐이다. 폭등이라고 일컫어지는 집값 급등세를 멈추게 할 수는 있다), 주택의 실질 가치는 끊임없이 늘어날 것이다.

이 주장은 이상현 명지대 교수의 <집값은 잡을 수 있을 것인가>의 것이다. 이 교수가 말하는 전제는 간단하다. 저성장 시대라지만 플러스 성장이 미약하게나마 지속되고 주택 자산의 안전성이 다른 자산에 비해 높게 평가되는 한 집값은 오늘도, 내일도, 내일 모레도 계속해서 상승할 수밖에 없다. 이건 필연이다.

더 깊이 들어가보자. 우리가 알아야 할 도구가 두 가지 있다. PIR과 RIR이다. 수요와 공급, 유동성, 정책 실패(또는 규제의 역설) 이외 이들 도구를 알아야 집값이 더 오를 것인지 말 것인지를 가늠할 수 있다. 그리고 당신이 부동산 시장을 보는 시선이 더더욱 깊어질 것이다.

PIR부터 보자. Price to Income Ratio의 줄임말이다. 직역 하면 주택 가격 대비 소득의 비율을 말한다. 흔히 평균적인 가구가 평균 가격의 주택을 구입하려면 몇 년을 한 푼도 안 쓰고 모아야 한다고 말할 때 이 지표가 쓰인다.

우선 기억해둘 것은 PIR은 대개 1가구 1주택을 가정할 때 유의미하다는 사실. 이미 하나의 주택을 갖고 있으면 종잣돈을 더 모아 2주택, 3주택이 될 수 있다. 이런 케이스에겐 평균 소득과 평균 주택 가격을 비교하는 PIR은 별 의미가 없다.

한국감정원과 통계청 자료를 보면 지난해 6월 서울 중위 주택 가격은 6억 4500만원이었다(물론 지금은 그보다 훨씬 뛰었다). 도시 전체 2인 이상 가구 중 중간 소득 계층의 연소득은 5400만 원이다. 지난해 서울 집값 PIR은 12가 넘었는데,이는 평균적인 가구가 12년 동안 한 푼도 안 쓰고 모아야 집을 산다는 의미다. 물론 대부분 가구가 소득의 반 이상을 소비 지출에 쓰므로 실제로는 24년 이상 걸린다는 뜻이 된다.

다른 나라는 어떤가. 서울(12)보다 낮은 곳은 도시로는 벤쿠버(11.9), 시드니(11), 로스앤젤레스(9), 샌프란시스코(8.4), 런던(8.2), 뉴욕(5.4) 등이 있다. 더 높은 곳은 홍콩(20.8)이 대표적이다.

통상 PIR이 10 이상이면 집값 버블론이 나온다. 그러나 명확한 근거도 없고, 하락론자들의 빈약한 레토릭에만 자주 쓰일 뿐이다. 다시 말해 이 PIR이 한국에선 별 의미가 없다. 가장 큰 이유는 한국인의 내 집 마련 욕구 때문이다. 그리고 한국엔 실수요 시장 이외 가수요시장이 함께 공존하기 때문에, 이 가수요시장을 형성하는 사람들의 PIR이 실수요 시장을 움직이는 PIR과 함께 고려돼야 한다.

가수요시장을 형성하는 계층은 이미 집이 있는 1주택 이상 가구다. 이들은 매물을 시장에 내놓기도 하고, 사들이기도 하며 서울, 수도권 집값을 형성하는 핵심 주체다. 사실상 서울, 수도권 집값을 움직이는 주체는 이들이라는 소리다.

그러니 이들이 어느정도 되는 계층이고, 소득은 얼마 정도이며, 그럴 때 이들의 PIR이 몇 인지를 다시금 따져봐야 하는데, 대략적으로 소득 상위 10% 안팎이다. 이들만 고려한 PIR은 6정도 된다. 앞서 말한 12에서 절반 정도 낮다는 소리.

여기에 LTV를 50%로 잡아보자. 그럼 PIR은 3이 된다. 이들은 유주택자이므로 임대인의 위치에서 전세나 월세를 낼 수 있다. 전세보증금을 받게 된다면 PIR은 더 떨어지고 월세라면 임대료를 통해 대출 이자를 커버해낸다. 그럴 경우 PIR은 3이 되는 것이다. 이상현 교수는 그래서 반문한다. "이 정도면 아주 싼 가격 아닌가?"라고.

정말 중요한 것은 사실 PIR보다 RIR이다. 주지하다시피 전월세를 줄 수 있는 한 주택 수요는 지속될 수밖에 없는 게 한국 부동산 시장이다. RIR이 뭔가. Rent to Income, 임대료 대비 수입 비율을 말한다.

이 지표는 전월세를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 예측하는 지표로 쓰인다. 다시 말해 임차인이 소득 중 얼마를 임대료로 내는지 알려준다. 예컨대 RIR이 60이면 소득의 60%를 임대료로 내고 산다는 의미다. RIR 수치가 높을 수록 임차인 구하기가 쉽지 않아진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서울의 RIR은 얼마인가. 2014년 21.6으로 최고치를 찍었고, 지난해 6월 기준으로 20이다. 월 수입이 300만원이면 그중 20%인 60만원을 임대료로 낸다는 것이다. 얼추 납득이 가지 않는가.

다른 도시와 비교해보자. 미국 주택 정보업체 렌트카페라는 곳이 있다. 여기서 2017년 세계 주요 도시를 대상으로 RIR 비교를 했더니 서울은 조사 대상 30개 도시 중 18위였다. 중위권에도 못 드는 것이다. 이 말인즉슨, 한국의 임대료부담이 세계 다른 주요 도시들보다 훨씬 덜 하다는 뜻이다(물론 정부의 한심한 부동산 정책 규제로 전세 급멸이 앞당겨진 만큼 월세 폭등 시대는 이미 기정사실화됐다).

이상현 교수는 여기에 경기도시주택공사 이야기를 꺼낸다. 경기도시주택공사가 '경기도형 기본주택'을 제공하면서 임대료율 적정선을 RIR 20으로 제시했다면서 말이다. 경기도 임대주택 임대료가 비싸다는 비판에 대한 해명으로 RIR 20을 제시한 것인데, 이것은 서울 RIR 20은 경기도 공적 임대료율과 같은 낮은 수치이며, 앞으로 전세료율이 더 상승할 수 있는 분명한 증거라고 분석한다. 전세료율이 더 상승하면 집값 또한 상승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러면서 이상현 교수는 묻는다. '서울 집값은 언제까지 오를 것인가?' 이에 답하기 위해선 실수요 시장 이외 가수요 시장에서 수요를 창출하는 사람들이 누군지를 재차 상기해야 한다. 이미 주택을 보유 중이고 추가 구매력이 있는 데다 실거주 너머 투자를 하려는 수요 계층. 이들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의 향배를 바라봐야지만 올바른 전망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 결론으로 가자. 이상현 교수의 전망은 파격적이다. 그는 1) PIR과 2) RIR 을 앞서 제시했다. 서울 집값의 PIR은 10이 조금 넘지만 가수요 시장 수요자 입장에서 보면 3 정도에 불과했다. PIR 기준이 10이라면 지금보다 3~4배 오를 수 있다는 소리다.

RIR 관점에서도 마찬가지다. 가수요 시장 수요자들이 주택을 적극적으로 사들일 수 있는 것은 전월세를 낼 수 있어서다. 전세와 월세를 받아 추가 수익을 내고, 집값 상승으로 시세차익까지 거둘 수 있는 한 가수요는 계속된다. 이것은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지극히 합리적인 경제행위일 뿐이다. 그런 가수요가 지속되는 한 집값은 꾸준히 상승한다는 게 이 교수의 주장이다(앞서 말했듯 계속 상승이 폭등을 뜻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유념하라).

자, 현재 서울의 RIR은 20 정도라고 했다. 이것은 글로벌 기준으로 높은 수준이 결코 아니다. 로스앤젤레스의 RIR이 60이라고 할 때, 이 기준으로는 앞으로 임 대료는 세 배 이상 높아질 수 있다. 임대료가 세 배 이상 오른다는 것은 임대료가 집값에 대한 일정 비유로 책정된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집값 역시 세 배가량 오른다는 소리가 된다.

이것을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의 관점을 전유하여 설명해볼 수 있다. 서울에서 평균 전셋가가 매맷가의 80%라고 하고 전월세 전환율을 2.5%라고 가정한다면 수익률은 2%. 피케티에 따르면 이 경우 집값은 두 배가량 더 오를 수 있게 된다.

이것이 한낱 책상물림들의 헛소리인가? 천만의 말씀이다. 그런 조짐은 이미 벌어지고 있다. 전세 급멸과 월세 및 매매값 폭등의 현실 말이다. 지난 2020년 11월 임대차 3법 발효 이후 이미 서울서 만연해 있는 이 사실은 임대 수익률이라는 측면에서만 봐도 집값이 최소 두 배 넘게 오를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리고 명심할 것은, 지금까지 지켜본 설명에는 역대 최대의 유동성과 정책 실패의 후폭풍, 최악의 공급난 등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남은 몫은 여러분 각자가 해석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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