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격언 중 하나는 '주가 변동에 일희일비하지 말라'는 것이다. 단기 트레이닝을 하는 '투기꾼'이 아니고서야 일희일비하지 말라는 말은 아주 옳다. 주가를 궁극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기업의 실제 가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기적으론 시장의 전망과 수급에 따라 이리저리 움직이는 게 주가인지라 초보투자자는 매일 같이 변동하는 차트를 보며 멘탈이 나가기 십상이다. 그런들 아무런 소용이 없지만 말이다. 즉, 제대로 된 종목을 골랐고 그 기업의 실적 동향이 변화가 없다면 일희일비할 게 전혀 아니라는 소리.
그러나 인간은 감정에 휘둘리는 동물이다. 그다지 이성적이지도 논리적이지도 않다. 오르면 즐겁고 내려가면 애가 탄다. 주식은 특히나 더 그렇다. 내가 판단하고 결정한 것에 대한 결과가 성적표처럼 숫자로 금세 드러나므로 주가가 떨어지면 기분이 몹시 안 좋다.
초보 투자자, 소위 '주린이'라 불리는 개미들은 어떠한가. 주린이일 수록 그런 경향은 매우 강하다. 주가가 오르면 더 오를 것 같아 신나게 추가 매수를 누르고, 주가가 떨어지면 더 망할 거 같아 노파심에 팔아버린다.
그러니 계좌가 녹아내린다. 이성이 아닌 감정이 시키는 대로 매수, 매도를 하다보니 반대 결과가 나오기 일쑤. 이 때문에 주린이한테 매일 매일 주가의 오르내림에 신경쓰지 말라고 하는 이유다.
그러나 그게 어디 쉬운가. 인간이 로보트가 아닌 이상 감정적으로 휘둘리는 것은 어쩔 도리가 없다. 주가창을 안 보려고 해도 소식은 들려온다. 그러면 이내 멘탈은 다시금 흔들린다. 아니 그럼 도대체 어쩌란 말인가.
도발적으로 들릴 지 모르나 이렇게 말하고자 한다. 투자 초보자인 사람, 그 자신 주린이라면 그냥 마음껏 일희일비하라고.
왜 이런 소리를 하는가. 사람은 경험으로 배우는 동물이다. 차라리 매도 먼저 맞아보라고 일희일비하는 경험을 하루라도 빨리 해보라. 물론 전제가 있다. 잃으면 속이 좀 쓰릴지언정 생계에 문제가 전혀 없는 돈으로 해봐야 한다. 그걸로 미리 최대한 심장의 굳은살을 키우라.
투자는 경험이 가장 중요한 영역이다. 투자를 하기 전에 기본적인 지식을 쌓아두는 것은 중요하고 필수이지만, 투자 서적 수백권을 읽은들 투자 고수가 되는 것은 아니다. 투자서 50권을 읽는 것보다 실제로 종목 투자를 해보는 경험이 압도적으로 도움이 된다.
주식 투자라는 것은 인간의 자연스런 감정에 맡기면 실패할 공산이 크고, 그만큼 시장은 만만치 않다는 것을 하루 빨리 몸으로 익힐 수록 큰 금액을 투자하게 될 때 일희일비하지 않게 된다.
1억원을 모을 때까지 투자 경험을 하지 않겠다는 마인드가 아니라, 1억원을 모아가면서도 꾸준히 투자 경험을 쌓고 일희일비도 해보고 벌어도 보고 잃어도 보는 경험을 쌓아 레벨을 올려두라는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주의점은 투자를 '시작'하는 입장이라면 무조건 '소액'으로 해야 한다는 것. 실패를 경험하면 된다고 했는데 손해가 정신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절대로 큰 타격을 주지 말아야 한다. 액수를 불문하고 투자에 따른 감정 기복은 거의 같으므로, 적은 돈으로 일희일비하는 것을 수업료 낸 셈 치고 먼저 겪으라는 소리.
요새는 소숫점 투자도 가능해진 시기니 그렇게 일희일비하는 경험을 소액으로 쌓아보는 것도 훨씬 더 쉬워졌다. 마음만 먹으면 주식 내공을 쌓기 어느때보다 좋아진 시절이다.
아무쪼록, 성투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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