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한창 끌고 있는 베스트셀러 중에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1, 2>라는 책이 있다. 나는 현재 두 번째 책을 읽고 있는데, 48~53페이지에서 송 과장이 권 사원에게 해주는 이야기가 참 마음에 든다. 개별적이면서도 보편적인 좋은 조언이란 이런 것이다. 송 과장의 조언 부분만 발췌해 소개하니 관심 가는 분들은 이 책을 한 번 꼭 읽어보길. 재미와 유익함을 모두 갖춘 도서다. 미리 말해 재테크를 뒷전으로 두던 사람은 이 책을 읽고 뒤통수가 얼얼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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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내가 직접 남자친구한테 설명해주고 싶네. 권 사원이 잘 들어주었다가 얘기해줘. 간단하게 라면으로 예를 들어볼게. 옛날에는 200원이면 라면을 살 수 있었어. 지금은 800원? 그정도 하나? 한 묶음에 5,000원 정도 하니까 하나에 1,000원 정도 하겠네. 그럼 거의 다섯 배가 오른 거지. 동시에 인건비, 물류비, 광고비 모든 비용이 다 올랐는데 그게 다시 400원, 300원으로 떨어질 수 있을까? 10년 전만 해도 만 원 가지고 가면 편의점에서 꽤 많이 살 수 있었어. 요즘은 과자 몇 개만 집으면 만 원이야. 집도 다르지 않아. 그런데 집이라는 건 과자나 라면처럼 공장에서 하루에 수만 개씩 찍어내는 게 아니라 수량이 절대적으로 한정되어 있어서 희소성이라는 프리미엄이 붙어. 거기에 교통, 학군, 조망, 각종 인프라 등등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프리미엄이 또 붙는거지."
"글쎄, 내 생각에는 상황에 따라 일시적 조정이 올 수는 있겠지만 폭락이 오진 않을 거 같아. 폭락이 오기 어려운 이유는...... 인플레이션, 자산가치, 집이라는 특성...... 좀 복잡한데 너무 방대한 내용이라 다음에 설명해줄게."
"일본은 당시에 1억짜리 집을 사면 1억 대출을 해줬어. 5억짜리 집을 사면 6억, 7억까지 대출을 해주는 경우도 있어서 가격 거품이 엄청났지. 근데 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 주택담보대출 40퍼센트로 제한되어 있잖아. 신용 대출도 까다롭게 심사하다 보니까 대출건전성이 상당히 좋은 편이고. 뉴스에서는 대출이 사상 최대라고 나오지? 그걸 보고 겁내는 사람이 많아. 대출이 너무 많아서 이러다 터지는 거 아니냐고. 그런데 반대로 대출이 줄어들면 그게 더 무서운 일이야. 대출이 줄어든다는 건 시중의 돈을 회수하려고 한다는 뜻이거든. 위기의 신호탄인 거지. 그러니 대출이 늘어나고 있는 걸 막연히 나쁘게만 보지마. 통화량이 늘고 물가가 오르고 소득이 오르는 만큼 대출이 늘어나는 건 당연한 거야. 물론 너무 급격히 비정상적으로 늘면 문제가 되지만 말이야."
"그건 우리나라도 머지 않아 벌어질 일이야. 인구가 줄어들고 제조업이랑 농업 기반이 약해질 수록 지방 소도시 인구는 주변 대도시로 흡수되게 돼 있어. 서울, 경기도, 광역시들은 점점 커지고 그 사이에 있는 위성 도시들은 점점 역할이 줄어들 거야. 그런 곳에는 빈집이 늘어나겠지. 경기도를 앞으로는 큰 서울이라고 봐도 될 거야. 대도시는 확장되고 지방 소도시는 슬럼화 되고……."
"다른 곳은 다 올랐는데 옛날 가격 그대로면 현금 가치를 봐서라도 손해를 보신 거네. 어르신 세대는 본인들이 좋지 않은 경험을 자녀들이 반복하지 않았으면 해서 진심으로 걱정하시지. 이해해. 그런데 권 사원이 집을 사려면 부모님과 상의하는 것도 좋지만 부동산으로 성공한 사람, 부동산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의 말을 듣는 게 중요해."
"권 사원이 직접 공부하고 보고 판단하는 게 좋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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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송 과장의 조언을 권 사원처럼 새겨듣길 바란다. 삶이 윤택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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